“롤모델 이국종”이라던 의대생, 여친 경동맥 찔렀다…“사이코패스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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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07:16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이 숨진 여성의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차례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사이코패스 성향이 의심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의대생 A(25)씨에 대해 “영장심사를 받으러 갈 때 생각보다 굉장히 태연했다”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달라붙는 것이 처음이었을 텐데 고개를 많이 숙이지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계획 살인을 하려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데 이번 사건은 밀집된 강남, 오후 5시에 일어났다. 전형적인 계획살인과는 다르다”며 “의대생이 구조가 되는 와중에 ‘옥상에 가방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 사람의 정신적인 취약성, 예컨대 성격적인 문제 등을 추정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사전에 흉기를 구매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면 계획 살인에 근접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이 사람의 성격적인 특이성 같은 것을 꼭 파악해야 한다. 거의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졌던 적이 있는 사람 같다. 정신 감정, 정신적인 책임 능력에 대한 감정도 함께 있어야 한다”며 “의대생이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기 위해서,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서 계속 자살극을 벌인 것 같다. 그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에 (사이코패스) 그런 것도 의심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아주 치열한 의대 경쟁 속에서 한 번 도태(유급)되는, 나쁜 경험을 했었다. 상대적으로 본인이 친구들보다 못하다는, 그것이 이 사람에게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며 “아마도 매우 조용하지만, 안에는 불만이 굉장히 쌓여 있을 시한폭탄 같은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 그런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여자친구를 통해서, 그 사람을 통제함으로써 충족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이는 아주 삐뚤어진 욕망이다. 그것이 비극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는 앞서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초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서초경찰서는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끌어냈는데,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그의 말에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B씨를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부검 진행 결과 B씨 사인은 흉기에 찔린 출혈(자창에 의한 실혈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의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피해자를 불러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일부 계획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수학능력시험 만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 소재 명문대 의대에 입학했던 A씨는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며 지난 2020년 한 차례 유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는 그에 대한 신상정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과거 수능 만점 당시 인터뷰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는 입학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대 지원 이유에 대해 “롤모델은 이국종 교수(현 국군대전병원장)”라고 하는 등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찰은 구속 상태로 A씨를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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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퍼진 '여친 살해 의대생 신상' 비공개 결정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의대생 최모(25) 씨의 신상 정보와 관련, 9일 경찰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피의자인 최씨 신상 공개로 인해 자칫 피해자(숨진 여자친구) 관련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확산할 수 있다는 유족의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건 발생 직후 최씨가 앞서 수능 만점자로 화제가 된 점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 이름과 소속 대학, 학번, 출신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SNS(인스타그램) 주소, 수능 만점에 따른 출연 유튜브 '공부법' 주제 동영상 및 지역 모 재단 장학증서 수여 사실 등의 신상이 밝혀져 확산됐고, 이어 피해자의 얼굴 등 신상 역시 파헤쳐지며 2차 가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일단 이같은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이 피의자(최씨) 신상 비공개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씨에 대해서는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실시 여부 결정이 남아있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10일 프로파일러 등 전문가를 투입해 최씨와 면담한 후 진술 분석을 거쳐 사이코패스 검사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로 나타내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을 검사해 40점 '만점'의 점수로 나타낸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결과 도출에는 열흘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사흘 전인 6일 오후 5시쯤 강남역 근처 한 건물 옥상에서 나이가 동갑인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이어 추가 조사 결과, 최씨는 이같은 범행 직후 준비해온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고, 입었던 옷은 가방에 넣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에 범행 계획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모습이다. 앞선 조사에서 최씨는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피해자를 불러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 확인됐다.
아울러 경찰은 당시 가방에서 혈흔이 묻은 의류를 확보해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최씨가 자신의 옷을 넣은 가방은 최씨 체포에 중요한 단서가 됐다. 당시 경찰은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최씨를 끌어냈는데, 이후 가방을 두고 왔다는 최씨의 말에 현장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피해자를 발견한 데 따라 최씨를 긴급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