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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 70년 해로 부인 손잡고 동반 안락사

작성일
2024-02-11 17:22

△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의 생전 모습

드리스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자택에서 부인과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판 아흐트 전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는 지난 5일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 소식은 판 아흐트 전 총리가 생전 설립한 ‘권리포럼’ 연구소의 발표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지난주 판아흐트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장례식은 네덜란드 동부 네이메헌에서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으로 이 지역은 두 사람이 학생 시절 만난 곳이다.

헤라르 존크먼 권리포럼 연구소장은 네덜란드 공영 방송 NOS에 “판 아흐트 부부가 매우 아팠으며 ‘서로 없이는 떠날 수 없었다’”고 했다.
판 아흐트 총리는 70여년간 함께 산 동갑내기 아내를 항상 ‘내 여인’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변호사 출신인 판아흐트 전 총리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1970년대 초반 정계에 입문했다.
법무장관을 역임하고 1977∼1982년 총리를 지냈다.
그는 2019년 팔레스타인 추모 행사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계속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전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권리포럼’이라는 연구소를 설립했다.
총리 퇴임 이후에도 당원 신분을 유지하다가 2021년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로 기독민주당에서 탈당했다.

마르크 뤼터 총리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판아흐트 전 총리에 대해
“분극화 시대에 네덜란드 정치에 색채와 실체를 부여했다”며 조의를 표했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다.
뇌, 심장 계통의 불치병 환자 중에 신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 면에서 견디기 힘든 고통이 지속되는 환자에 대해 안락사를 허용한다.
약물을 의사가 투여하는 방식과 함께, 의사가 공급한 약을 불치병 환자가 직접 투약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8720명이다.

동반 안락사는 네덜란드에서도 드문 사례이나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네덜란드에서 처음 동반 안락사 사례가 보고된 2020년에는 26명(13쌍)이 동반자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이듬해에는 32명(16쌍), 2022년에는 58명(29쌍)이 동반 안락사를 택했다.

네덜란드 안락사 전문센터의 엘케 스바르트 대변인은 동반 안락사도 각각의 안락사 요건을 엄격하게 검토한다고 밝혔다.
스바르트 대변인은 "동반 안락사 요청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드물다"며
"두 사람이 동시에 치료에 대한 가망 없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 함께 안락사를 원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동반 안락사를 요청하는 경우에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지속되고,
불치병이며 환자가 오랫동안 죽음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는 지 등 6가지 엄격한 요건을 전문가가 안락사를 실시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런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동반 안락사는 흔치 않은 사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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